마지막 가을을 붙잡고싶어
남이섬으로 이른 발걸음을 옮겼더랬다.
실은 그것보다 나에겐 꽤나 이상한 습관이 있다.
영화 보기를 1년 연중행사로 여기는 나에게도
가끔은
"아~! 저 영화는 극장에서 보고싶다"
라고 느끼게 만드는 영화가 있다.
포스터만 보고도 그런 욕구가 들게 만든 '파이란'...
2001년부터 좋아했던 '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
이 노래 때문에 똑같은 욕구가 들게 만들었던 '클래식'
그 외 몇 편들...
이상한건 이런 생각이 든 영화들은 볼려고 노력을 해도
표가 없거가 다른 바쁜 일로 결국엔 못 보고 만다.
여기서부터 나의 웃기는 습관이 나온다.
극장에서 보고 싶었는데 보지 못한 영화는...
후에 비디오로 나와도... TV에 나와도...
애써 보지 않는다.
왜? 나도 모른다. 별다른 감정도 없이 그런다.
'클래식'도 TV에 하는 것을 지금까지 3~4번은 본 것 같다.
근데 무슨 생각에서였는지
어제 새벽 4시에 하는 '클래식'을 결국 끝가지 봤다.
발가락 하나 꼼지락 대지 않고서...
조용히...
영화의 마지막 자막이 올라갈 때...
졸린 눈을 감고 자기가 싫어졌다.
감성의 폭발? 이건 아닌 것 같다.
가을을 탄다? 역시나 아닌 것 같다.
모르겠다...
그냥 사람들이 깨기 전의 도로를 달려
갖 잠에서 깬 남이섬에서
알지 못할 이유로 들 떠버린 내 마음을 다스리고 싶었다.
차 문을 연다.
이내 선선한 기운이 확~몰려온다.
남이섬을 감싼 물은 이제 갓 데워지기 시작한 듯...
하얗게 피어나는 물안개...
이른 아침의 쌀쌀함이 상쾌함과 편안함과 그리고 행복으로 바뀌는 순.간.


